Page 4 - 월간소식지 손해사정 v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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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한우 사정사 물
청인손해사정 대표
서한우 사정사님은 1998년 손해사정사 시험에
합격하고 현재 청인손해사정 대표 및
독립사정사협회 대구지회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이번 호에는 서한우
사정사님을 만났습니다.

손해사정사가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군에서 제대하고 복학한 당시 우리나라는 IMF의 찬바람을 맞고 있었고, 학생들은 좁아진 취업문으로 인
해 너나 할 것 없이 자격증으로 눈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그러한 고민 속에서 학교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학교선배 이천성 사정사를 통해 손해사정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죠.

솔직히 손해사정사라는 직업이 있고, 가까운 선배가 하고 있는 일이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정도만 생각했
지 손해사정사의 정확한 직무나 역할은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야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군용 따블백을 매고 지방에서 상경한 어수룩한 청년이 해 저문 노량진 육교위에서 비 섞인 눈을 맞으며 어
디로 가야하나 엉거주춤 서 있던 모습이 아직 생생합니다.

그렇게 1998년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통과하고, 학교를 졸업한 뒤 모손해보험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보험회사를 퇴사하고 독립손해사정사의 길을 가게 된 이유는?

초기의 회사생활은 나름 재밌었습니다. 사회초년생 생활을 대기업에서 한다는 자부도 있었고요. 그런데,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업무를 하면 할수록 생각했던 사회정의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권리를 강하게 주장하지 못하는 사고피해자에게는 두루뭉술 보험금을 적게 지급하기 위한 여러 가지 편
법이 다 동원되었고, 저 역시 거기에 편승하여 적게 주는 것이 최대선이라는 생각으로 흐르게 되더라 말입
니다. 그러다가 조목조목 따져들며 권리주장을 하는 분을 만나면 원래의 것을 보상하면서도 안 줘도 될 것
준거 마냥 안타까워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모든 고용사정사들이 그러하진 않겠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되더란 이야기입니다. 실제 각 보험사에
서 내부적으로 잡고 있는 각종 지표와 목표, 그 달성여부와 정도에 따른 고과평가 등은 보험사에 고용된
사정사에게 공정하고 균형있는 손해사정을 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임을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니
까요.

어느 날, 사무실에서 눈을 들어 선배들의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5년 선배, 10년 선배들의 무
감각하고 고집스런 모습이 5년 후, 10년 후 내 모습이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바로 사표를
내고 나와버렸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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